나무도 성경있어요 2
link  관리자   2021-10-06

활엽수의 줄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목격된다. 침엽수 중에서는 예외적으로 실버 전나무가 그렇다. 나무의 에티켓대로 하자면 줄기는 길고 매끈해야 한다. 그러니까 아래쪽 줄기에는 가지가 전혀 없어야 한다. 그것이 나무에게도 유익하다. 어차피 아래쪽엔 빛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빛이 닿지도 않는 곳에 괜히 양분만 잡아먹는 불필요한 신체부위을 만들 이유가 없다. 우리의 근육도 마찬가지다. 쓰지 않는 근육은 칼로리를 절약하는 차원에서 점점 작아진다. 하지만 나무는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달려가 자기 몸의 가지를 제거할 수 없으니 그냥 말라죽게
내버려 둔다.

뒷일은 죽은 나무에 붙은 균류가 알아서 처리해 준다. 때가 되면 가지는 싹이 떨어질 것이고 땅에서 서서히 부식토가 되어 재활용될 것이다. 그러데 가지가 부러진 자리가 문제다. 떨어진 껍질층으로 균류가 침범해 줄기까지 파먹어 들어갈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가지가 너무 굵지 않으면 몇년만 지나도 상처가 아문다. 나무가 안에서 이 부위를 다시 물로 적셔 곰팡이를 죽인다. 하지만 가지가 너무 굵으면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린다.

상처가 몇십년가도 아물지 못하고, 그 틈으로 침략한 균류가 목질 저 깊은 곳까지 밀고 들어갈 수 있다. 줄기가 썩을 것이고 그렇지는 않더라도 나무의 건강에 해가 될 것이다. 나무의 에티켓이 줄기 아래쪽에는 가는 가지만 두라고 정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나무수업
페터 볼레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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